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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 임박, ‘주주 행동주의’ 입김 더 세진다...타깃 기업 매년 증가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25-02-18
특히 지난해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여서 기업들은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후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타깃기업도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된 국내 기업수는 총 77곳으로 ▲2019년(8곳) ▲2020년(10곳) ▲2021년(27곳) ▲2022년(49곳)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주총의 경우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라 재무지표 개선, 주주환원 정책 확대, 거버넌스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요구하는 주주활동이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이 가결된 기업과 안건 비율이 전년 대비 증가한 점과 기업이 주주 제안자들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사례들을 고려할 때 행동주의 펀드 활동은 올해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첫 타깃이 된 곳은 ‘코웨이’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코웨이 이사회에 목표자본구조 정책 도입, 주주환원정책 발표, 이사회 독립성 제고 등의 내용을 담은 공개주주 서한을 발송했다.
얼라인은 코웨이 주가 저평가의 핵심 원인으로 넷마블의 지분 인수 직후 급격히 위축된 주주환원 정책을 지목하면서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릴 것을 요구했다.
또 KT&G는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과 수년째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플래쉬라이트는 최근 KT&G를 상대로 전직 이사회가 17년 동안 산하 재단 등에 자사주 1085만주를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해 약 1조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며 주주대표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플래쉬라이트가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KT&G 측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경우 행동주의 소액주주 운동 플랫폼 ‘액트’(ACT)로부터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받고 있다.
액트는 양사에 정관상 집중투표 배제 조항 삭제, 자사주 소각, 주총 보수 심의제 도입,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 등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그 외 KT 자회사 밀리의 서재는 ‘서울에셋매니지먼트’로부터 ▲자사주 매입·소각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도입 ▲직원 보상 강화 ▲전자투표 도입 ▲개인투자자 IR 확대 등이 포함된 주주제안을 받았다.
서울에셋매니지먼트는 “모회사인 KT는 총주주환원율이 80%에 달하며,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와 반대로 밀리의 서재의 경우 주주환원율은 0%로 상장 후 단 한 번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밀리의 서재는 2025년 2월 17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이 1237억원에 불과하지만, 순현금만 65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 외에도 앞으로 행동주의 펀드 타킷으로 선정된 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웨이를 대상으로 시작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유사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추린 결과, 포스코인터내셔널·파마리서치·동진쎄미켐·동원F&B·휴메딕스 등을 유력한 후보로 지목했다.
권 연구원은 이에 대한 선정 기준으로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기업 중 ▲이익 안정성이 2019~2023년 ROE 5% 이상 ▲2023년 주주환원율 30% 미만 ▲2015년부터 주주환원율 감소 추세가 나타난 기업 등을 제시했다.
그는 “안정적 수익 구조를 지닌 기업의 주주환원율이 크게 낮아진 경우 행동주의 캠페인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코웨이와 유사하게 주주환원율 감소 추세가 나타나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며 “얼라인의 공개 캠페인을 계기로 유사 조건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요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기자 kms@newsqu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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