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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 뭉친 ‘개미들’, 목소리 더 키운다…주총 시즌 감도는 ‘전운’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25-02-20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주주제안이 늘고 있다. 소액주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롯데쇼핑과 이마트에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한 주주제안을 잇달아 제출했다. 집중투표제 도입, 자사주 소각, 재무구조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액트는 이마트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1차 주주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마트는 최근 최저 배당 25% 상향, 자사주 2% 이상 소각 등이 담긴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이에 반응했다. 액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3월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와 보수심의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등을 안건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총회 수개월 전부터 코웨이를 대상으로 주주행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코웨이 지분 2.84%를 보유하고 있는 얼라인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남우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당기순이익의 90%를 주주환원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재는 철회한 상태다.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데엔 플랫폼의 역할이 크다. 현행 상법에 의하면 주주 3% 이상이 결집할 경우 회사에 주주 제안을 할 수 있다. 또 6개월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모이면 회사 자본금 규모에 따라 0.5~1% 지분만으로도 주주 제안이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소액주주들이 결집해 단체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온라인 기반이 마련되면서 주주행동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주주제안 안건도 플랫폼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시기부터 급증세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주주제안 안건 수는 154개로 2020년(110개)에 비해 40건 이상 늘어났다. 주주제안 안건 수는 주주행동 플랫폼이 본격화하기 전인 2023년까지 100건 안팎을 오간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연대 등의 활발한 주주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기업의 대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행동주의펀드, 소액주주연대 등의 요구 사항에 대해 선제 대응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정되는 주주제안 안건은 작년과 유사하거나 감소하는 추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과도한 주주환원·경영 개입 무리수도
최대주주가 아닌 일반 주주들의 주주제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낮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액주주들의 견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사례도 자주 포착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JB금융지주는 사외이사를 9명에서 11명으로 증원하며 얼라인파트너스와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지난해 소액주주연대의 주주제안 가결률도 17.1%로 전년 1.5%에서 크게 상승했다.
기업들도 과거보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영향력이 커진 주주 권리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정부도 밸류업이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개별 소액주주 보호 미흡에 대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정책인 만큼 소액주주 움직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소액주주의 연대를 중심으로 주주환원과 소통이 확대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과도한 압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과도한 주주환원이나 경영 개입으로 기업이 성장을 위한 투자와 경영 활동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주행동 캠페인이 공개적으로 진행되면 시장에서 테마주처럼 받아들여지며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포착된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뿐만 아니라 소액주주 연대까지 다수 행동주의 캠페인 발생하면서 주주환원과 기업 구조적 변화에 대한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주 환원에 대한 주주 제안은 대체로 부결 되지만, 주주환원요구 압박은 경영진 측에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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