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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주가 랠리에 웃지 못하는 이유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24-07-05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앞으로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좌우할 중추로서 부각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는 승계 퍼즐이 맞춰지려면 양사 기업가치가 교차 반영돼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승계 재원 마련 창구로 통하는 현대글로비스 기업가치는 높아져야 하는 반면 현대모비스의 가치는 하향돼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 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모비스·글로비스 주가 동반 상승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 현대모비스 1주당 주가는 25만2500원으로 일주일 전 24만2000원과 비교해 4%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글로비스 주가도 21만4000원에서 22만8500원으로 7% 뛰었다.
지난달 양사 주가는 정 명예회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졌던 지난 14일을 기점으로 완만한 상향 곡선을 이어갔다. 10만원 후반대에 갇혀있던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2년여 만에 20만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변동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해석한다. 현대차그룹은 동일인(총수)와 최대주주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 동일인은 정의선 회장이지만 그룹 지주사격인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는 정몽구 명예회장이다. 동일인이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을 대표하는 자를 의미한다. 정 회장은 2021년 현대차그룹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현대차그룹은 큰 틀에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키우려면 현대모비스 지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자금 조달 통로로서 의미를 지닌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가운데 정 회장의 보유 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 말 정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0%(749만9991주)다.
◆ 모비스 주가 상승 '독', 글로비스 주가 높을수록 '득'(?)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성공하려면 오너일가의 지분 변동은 불가피하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현대모비스 주식을 상속받는 방안이 꾸준히 거론돼 온 배경이기도 하다. 올 1분기 말 정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각각 7.24%(677만8966주), 0.32%(30만3759주)로 집계됐다.
현대모비스 주가 상승은 정 회장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이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모비스 주식 7.24%를 직접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1조7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영권 승계 관점에서는 현대모비스 주가도 낮아야 이득인 셈이다.
현대모비스와 달리 현대글로비스 주가 우상향은 호재로 읽힌다. 현대모비스 지분 취득 비용을 산출한 공식을 동일하게 적용했을 때 현대글로비스 지분가치는 약 1조7137억원으로 환산된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오를수록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을 위한 실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크게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현대모비스 주식과 교환하거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 등으로 압축된다"며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의 수도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정 회장 입장에서는 승계 작업을 추진하려면 현대모비스 주가는 낮아지고 하고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높아지는 구도가 효율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솜이 기자 cotton@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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