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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은 그대로인데 경영진 성과급은 왜?”…소액주주들의 반란, 이유 있다는데
2025-01-23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와 같은 소액주주들의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기업과 투자자 간 소통과 견제 관계가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 소액주주의 주주활동이 새로운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신분으로 공개 주주서한을 발표한 사례가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언락킹 밸류(Unlocking Value)’라는 명칭을 쓰는 한 익명의 주주는 최근 농심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낮은 수익성 원인 진단 및 개선 방안 수립, 높은 내부거래 비중의 현황 분석, 사업별 수익성 공시 및 성과평가, 영업이익률 목표 설정 및 경영진 보수 연동을 요구했다. 그는 농심의 2014~2023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4% 수준에 불과하고, 지난해 말 기준 3년간 주가수익률(17.4%)이 경쟁사인 삼양식품(707%)과 일본의 닛신식품(36.7%), 도요수산(132.4%) 등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농심이 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엔디에스에 정보기술(IT) 관련 일감을 몰아주는 것도 이해상충의 소지가 크다고 했다. 농심이 면류와 음료 등 사업 부문별로 매출은 공개하지만 수익성을 명시하지 않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보인 지 10년이 지난 ‘백산수’ 브랜드와 생수 사업에 대한 성과 평가가 미비한 점을 문제로 꼽았다. 2023년까지 신동원 농심 회장의 연간 보수총액이 감소한 적이 없다면서 경영진의 보수를 실적과 연동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언락킹 밸류’는 이번 주주서한 이후로도 농심에 대한 주주행동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공개 주주서한에 대한 농심의 반응이 미비하다면 국내외 소액주주 모두를 결집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소액주주 플랫폼의 등장으로 개별 투자자들이 단체 행동을 조직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점은 소액주주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오스코텍, 이마트 소액주주연대는 회사 측에 주주서한을 보내고 규탄 대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의 대상이 된 회사는 41곳이다. 이는 2020년 31곳에서 10곳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주주제안 안건은 110건에서 154건으로 늘어났다. 주주제안이 가결된 기업 비율도 36.6%로 전년 21.7%에 비해 대폭 늘었다. 주주제안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행동주의 펀드의 캠페인은 주주총회 수개월 전부터 이미 활발한 상황이다.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6일 코웨이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주주환원 정책 개선과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두산밥캣에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등을 위한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웨이처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지닌 기업이 주주환원율이 크게 낮아진 경우 행동주의 캠페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국 행동주의펀드 팰리서캐피털은 지난해 11월 SK스퀘어를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독립이사 선임 등을 제안하고 나섰다.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지난 20일 KT&G 이사회의 자사주 무상·저가 기부로 회사가 1조원대 손해를 입었다며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코리아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으로 주주행동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 주도하에 기업가치 제고 방안 공시를 권고함에 따라 행동주의 펀드 입장에서도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할 명분이 그만큼 커졌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캠페인이 활발해지자 상장사들은 경영권 분쟁 시 공격 측과 방어 측의 수단을 명확하게 정리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본부장은 “일반공모 유상증자, 자사주 취득과 처분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명료하게 정리해줘야 한다”며 “또한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이 큰 약탈적 공격을 이사회가 방어할 수 있도록 ‘한국형 포이즌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bright@mk.co.kr 김정석 기자 jsk@mk.co.kr https://www.mk.co.kr/news/stock/11225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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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 앞두고… 벌써 곳곳서 '경영권 쟁탈전'
2025-01-22지난 20일 국내 리조트 업계 1위인 대명소노 그룹은 저비용항공사(LCC) 2위 티웨이항공 경영진 앞으로 경영 개선 요구서를 보냈다. 여기엔 기존 경영진의 퇴진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명소노 측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명부 열람 등사 청구, 이사 선임 주주 제안 등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사회 과반(過半)을 차지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현재 티웨이항공 2대 주주인 대명소노의 지분율은 26.77%.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예림당 측(합산 지분율 30.06%)과의 지분 차이는 불과 3%포인트 남짓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21일 티웨이항공 주가는 장중 최대 17%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30일 2330원이었던 주가는 최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3360원(21일 종가 기준)으로 3주 만에 44%가 치솟았다. 티웨이홀딩스도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총 시즌을 앞두고 재계에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대 주주의 지분이 많지 않은 저평가 우량주(株)를 중심으로 이 같은 분쟁뿐 아니라 행동주의 펀드들의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의 경영 개선 요구 등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 건수는 지난 2022년 175건에서 지난해 320건으로 83% 증가했다. ◇주총 앞두고 곳곳서 경영권 분쟁 주총을 두 달여 앞두고 티웨이항공과 경영권 분쟁에 나선 대명소노는 쏠비치·소노캄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내 리조트 업계 1위 기업이다. 지난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인수해 각각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이달 초 ‘항공사업 TF’를 출범시켰다. 대명소노는 오는 6월 에어프레미아의 주총에서도 본격적인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이 급식 사업을 염두에 두고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아워홈도 현재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매각에 긍정적인 현 아워홈 경영진 측(구본성 전 부회장, 구미현 회장)의 지분 57.84%를 86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다음 달 중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다른 남매들의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 등(합산 지분율 40.27%)은 매각을 반대하고 있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작년 9월에 시작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도 23일 임시 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MBK·영풍 측과 이를 지키려는 고려아연 측은 그간 공개 매수 등을 통해 치열한 표 대결을 벌여왔다. 재계에선 이번 주총에서 MBK·영풍 측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경우, 해외 펀드가 국내 기업들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 주총 화두 주주 활동, 경영권 분쟁”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지난 17일 KT&G 전직 임원 21명을 상대로 1조원대로 추정되는 손해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임원들이 2002년부터 17년간 1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KT&G 산하 재단,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해 회사가 손해를 입은 만큼 이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KT&G는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 등을 위한 것으로 이사회 결의를 비롯한 제반 절차를 모두 준수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배 구조 개선 최우선 삼고 주주 가치 제고 대책 마련을”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최근 펴낸 ‘2025 정기주주총회 프리뷰’ 보고서에서 올해 정기 주총의 화두가 주주 활동, 경영권 분쟁 등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배당 관련 안건과 소액 주주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관련 안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지분 경쟁도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 측은 “경영권 분쟁의 주체들은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최선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일시적인 주가 상승과 경영 투명성 향상 등이 일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5/01/22/4OUO2XNZYFG55NZ6PIHJOVZF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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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제안 5년새 40% 급증…"올핸 기업 선제대응에 소폭 감소 전망"
2025-01-13최근 5년간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대상이 된 기업 수와 주주제안 안건 수가 모두 급증했으나, 올해는 기업의 선제 대응에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아주기업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발간한 '2025년 정기주총 프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대상이 된 회사 수는 2020년 31곳에서 지난해 41곳으로 32% 증가했다. 주주제안 안건 수로는 2020년 110개에서 2024년 154개로 40%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 주주제안 대상 기업과 안건 수는 전년(2023년)보다 다소 감소했다. 2023년은 주주제안 기업 수와 안건이 각각 47곳, 165개로 정점을 찍었다. 반면 이 기간 주주제안 가결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기업 수(주주제안 안건이 1건이라도 가결된 기업) 기준으로는 2023년 21.7%에서 36.6%로, 안건 수로는 16.4%에서 21.4%로 높아졌다. 최근 5년 동안 급증 추세를 보인 주주제안이 지난해부터는 대상 기업·안건 수가 감소했음에도 가결률은 높아진 것은 기업들의 선제 대응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일례로 태광산업, DB하이텍 등은 각각 트러스톤자산운용, KCGI자산운용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자체 개선책을 내놨다. 연구소는 "기업이 주주제안자들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사례들을 고려할 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동주의펀드 등의 활동은 2025년에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구체적 예로는 얼라인파트너스의 두산 사업구조 개편 중단 캠페인을 비롯해 행동주의헤지펀드 팰리서캐피털과 SK스퀘어, 머스트자산운용과 소수주주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의 영풍에 대한 주주환원 확대 요구 등을 언급했다. 연구소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연대 등의 활발한 주주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기업의 대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행동주의펀드, 소액주주연대 등의 요구 사항에 대해 선제 대응 추세를 이어간다면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정되는 주주제안 안건은 작년과 유사하거나 감소하는 추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기업과 투자자 간 의견 조율이 안 될 경우 주주제안을 고려하겠다는 행동주의펀드 등의 입장 표명에 따라 주주제안 안건 상정이 많아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올해 주주총회는 지난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소수주주 보호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 등의 영향을 받아 적극적 주주활동 외에도 기업들의 자발적인 주주환원 확대 노력, 경영권 분쟁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당 기준일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다수 상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경영권 분쟁은 인수 시도의 성패와 상관없이 대상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송은경 기자 norae@yna.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5155161?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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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재무적 경영 지표 '최하위'…사외이사는 '깐부'
2024-12-20국내 1세대 차량용 커넥터 제조사인 한국단자공업(한국단자)이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탄탄한 재무성과를 쌓고 있지만, 비재무적 지표는 오히려 역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의 경우 독립성 훼손은 물론 오너일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일한 사외이사가 오너 2세인 이원준 사장의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에서다. ◆ 재무 건전성과 대조되는 거버넌스…지배구조 핵심지표 매년 역행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단자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1조1215억원과 영업이익 1401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9% 늘었고, 영업이익은 6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2.6% 성장한 1147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단자의 뚜렷한 실적 성장세는 재무건전성 강화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2.9%에서 올 3분기 말 47.7%로 5.2%포인트(p) 하락했으며, 단기차입금의존도는 1.5%p(9.1%→7.6%)로 낮아졌다. 기업이 수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이자보상배율은 무려 14%p(12.5%→26.5%) 확대됐고, 현금창출력 대비 순차입금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비율은 0.1배다. 수익성 증대에 힘 입어 재무지표는 향상됐지만 비재무적 경영 지표는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단자가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13.3%로 나타났다. 총 17개 항목 가운데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 등 단 2개 항목만 지켜지고 있다. 2019년 도입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사가 핵심원칙 준수 여부를 공개하고, 경영 투명성 개선을 목표로 하며, 전년도를 기준으로 작성된다. 애초 공시 대상 상장사에는 총자산 2조원 이상의 대기업만 해당됐으나 ▲2022년 자산규모 1조원 이상 ▲2024년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한국단자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처음 제출한 것은 2022년이다. 2021년 말 연결기준 자산총계가 1조1252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단자의 첫 번째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46.7%에 달했지만, 매년 낮아지고 있다. 이듬해 33.3%로 하락한 데 이어 최근엔 13.3%로 20%포인트(p)나 급락했다. 한국ESG평가원이 책정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등급도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한국단자는 ▲2020년 C등급 ▲2021년 C등급 ▲2022년 D등급 ▲2023년 C등급 ▲2024년 C등급을 받았다. ESG등급은 S, A, B, C, D 총 5단계로 나뉘는데, 하위 등급인 C와 D는 '취약', '매우 취약'을 뜻한다. ◆ 이사회 내 사외이사 1명뿐…그마저도 '오너'와 같은 대학·같은 과 주목할 부분은 한국단자의 이사회다. 한국단자는 지난해 기준 별도기준 총 자산이 2조원 미만(1조1589억원)에 그친 만큼 상법 상 사외이사 과반 이상 의무를 따를 필요가 없다. 정관에서도 이사는 3명 이상으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이상만 유지하면 된다고 기재했다. 실제로 한국단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 등 총 4인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창업주인 이창원 대표이사 회장과 ▲이 회장의 장남인 이원준 대표이사 사장 ▲홍영표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이며, 사외이사는 ▲케빈 백(백광현) 미국 SAW트론(SAWTRON) 대표이사다. 한 명 뿐인 사외이사가 오너2세 경영인과 친분관계가 예상된다는 점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논란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이 사장과 동갑내기인 백 이사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동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단자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절대적인 수적 열위에 놓여 있는데 이 마저도 오너와 친분이 있는 만큼, 경영진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에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지적이다. 백 이사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동통신망 전용 스마트폰에 필요한 부품인 SAW필터를 생산하는 'SAW트론'을 운영 중이다. 한국단자 주력인 자동차용 커넥터와의 연관성은 크지 않다. 백 이사는 2017년부터 약 1년 간 한국단자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5년의 공백을 거쳐 2022년 3월 다시 선임됐다. 한국단자는 백 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리면서 KAIST 졸업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단자는 ESG경영과 관련된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외이사 독립성 논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단자 관계자는 "중견 기업인 만큼 단번에 거버넌스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며 "올해 초부터 컨설팅 등을 받거나, 자체적으로 ESG 관련 부서를 별도로 조직하는 등 트렌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오너와 친구 사이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명문화돼 있지 않고, 백 이사 선임안은 이미 의결권 자문사들도 찬성한 내용"이라며 "백 이사에 대한 문제 제기는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다만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들은 법 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상장사 이사회에 독립성이 결여될 것으로 여겨지는 인물이 사외이사로 포진해 있다는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사외이사에게 경영진에게 전문적인 조언과 지식을 제공하는 전문성도 요구되지만, 기업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도와야 한다는 점에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도 주요 자격요건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은 "오너와 사외이사 관계에 법률적 문제는 없더라도 사외이사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단순히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는 '아웃사이더'(사외)의 인물이 아닌, 경영진으로부터 심리적·사회적으로 독립된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정 기자 sjlee@dealsite.co.kr https://dealsite.co.kr/articles/13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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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기업경영연구소,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 반대 권고
2024-12-05국내 의결권 자문사 아주기업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는 5일 두산에너빌리티가 추진하는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두산에너빌리티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이해상충 우려가 있는 분할합병 거래의 동기와 관련해 우려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며 오는 12일 개최되는 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주총회 안건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연구소는 "분할합병의 목적과 효과, 합병비율의 공정성과 정확성에 대한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분할합병 거래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최대주주는 사실상 주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최대주주 측의 분할회사(두산에너빌리티)와 분할승계회사(두산로보틱스)에 대한 상당한 지분율 차이(30.4%, 68.2%)를 고려할 때 분할합병대상회사(두산밥캣)의 가치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계획할 수 있는 충분한 경제적 유인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9월 말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9.69배, 두산밥캣은 0.47배인 점을 고려할 때 로보틱스는 고평가돼 있고 밥캣은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점은 위에서 언급한 지분구조로 볼 때 대주주에 유리하고 소액주주에 불리한 상황이라는 우려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해상충 배제 노력을 회사 측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마련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분할합병계약을 승인한 이사회 의사결정에도 공정성과 독립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사회 의장인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최대주주인 ㈜두산의 총수 일가로서 의사결정의 경제적 유인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본 안건의 경우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 상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주주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이사회 의장이 참여한 결정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연구소는 이번 분할합병은 두산밥캣 지분을 단순 매각하는 것보다 기회비용이 크고, 추가적인 자본유입이 없는 분할합병 거래라 두산에너빌리티가 큰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도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에 반대를 권고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캐나다공적연금(CPPIB) 등 해외 연기금들도 반대 의견을 공표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래스루이스와 한국ESG기준원·한국ESG연구소가 분할합병에 찬성을 권고했으며 ISS의 의안 분석 보고서엔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은경 기자 norae@yna.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5085445?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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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아주 “3년내 매출 2000억 돌파 목표”
2024-10-15법무법인 대륙아주가 3년 이내 매출 2000억원 이상 대형 로펌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륙아주는 전날인 14일 서울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함께 성장하는 내일, 대륙아주의 비전과 도약’을 주제로 2024년 컨센선스 빌딩(consensus building)을 열었다. 2022년 8월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완전 통합을 기념하며 행사를 연 뒤 2년 만이다. 이날 자리에는 이규철 대표변호사와 김대희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대륙아주 변호사 및 직원들과 관세법인 대륙아주, 세무법인 대륙아주 관계자 등 500여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모였다. 김대희 대표 변호사는 “지난 1회 컨센선스 빌딩 이후 2년 6개월 동안 대륙아주의 성과를 살펴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오늘 자리가 한번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규철 대표변호사는 “수년 안에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넥스트 레벨(next level)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트리플 3’ 달성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힘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 변호사는 2027년까지 3년 동안 변호사 350명 이상, 연매출 30% 성장으로 매출 2000억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한편 대륙아주는 지난 2023년 매출액 1081억원을 달성하며 매출액 1000억 클럽에 입성했다. 대륙아주는 중대재해 대응그룹, AI대륙아주로 대표되는 리걸테크,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미래노사경영연구소 등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241014050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