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주총 시즌 앞두고… 벌써 곳곳서 '경영권 쟁탈전'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25-01-22
현재 티웨이항공 2대 주주인 대명소노의 지분율은 26.77%.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예림당 측(합산 지분율 30.06%)과의 지분 차이는 불과 3%포인트 남짓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21일 티웨이항공 주가는 장중 최대 17%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30일 2330원이었던 주가는 최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3360원(21일 종가 기준)으로 3주 만에 44%가 치솟았다. 티웨이홀딩스도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총 시즌을 앞두고 재계에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대 주주의 지분이 많지 않은 저평가 우량주(株)를 중심으로 이 같은 분쟁뿐 아니라 행동주의 펀드들의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의 경영 개선 요구 등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 건수는 지난 2022년 175건에서 지난해 320건으로 83% 증가했다.
◇주총 앞두고 곳곳서 경영권 분쟁
주총을 두 달여 앞두고 티웨이항공과 경영권 분쟁에 나선 대명소노는 쏠비치·소노캄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내 리조트 업계 1위 기업이다. 지난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인수해 각각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이달 초 ‘항공사업 TF’를 출범시켰다. 대명소노는 오는 6월 에어프레미아의 주총에서도 본격적인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이 급식 사업을 염두에 두고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아워홈도 현재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매각에 긍정적인 현 아워홈 경영진 측(구본성 전 부회장, 구미현 회장)의 지분 57.84%를 86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다음 달 중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다른 남매들의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 등(합산 지분율 40.27%)은 매각을 반대하고 있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작년 9월에 시작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도 23일 임시 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MBK·영풍 측과 이를 지키려는 고려아연 측은 그간 공개 매수 등을 통해 치열한 표 대결을 벌여왔다. 재계에선 이번 주총에서 MBK·영풍 측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경우, 해외 펀드가 국내 기업들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 주총 화두 주주 활동, 경영권 분쟁”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지난 17일 KT&G 전직 임원 21명을 상대로 1조원대로 추정되는 손해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임원들이 2002년부터 17년간 1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KT&G 산하 재단,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해 회사가 손해를 입은 만큼 이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KT&G는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 등을 위한 것으로 이사회 결의를 비롯한 제반 절차를 모두 준수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배 구조 개선 최우선 삼고 주주 가치 제고 대책 마련을”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최근 펴낸 ‘2025 정기주주총회 프리뷰’ 보고서에서 올해 정기 주총의 화두가 주주 활동, 경영권 분쟁 등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배당 관련 안건과 소액 주주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관련 안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지분 경쟁도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 측은 “경영권 분쟁의 주체들은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최선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일시적인 주가 상승과 경영 투명성 향상 등이 일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5/01/22/4OUO2XNZYFG55NZ6PIHJOVZF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