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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회장, 한국타이어그룹 지배력 '이상무'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23-05-15
조현범 회장이 구속된 지 3개월차에 접어들었지만 그의 빈자리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조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는 터라 안종선 대표이사 사장이 독립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어서다. 공동 대표이사 체제의 경우 대표 전원이 의사결정을 함께 해야 하는 만큼 경영상 제약이 적잖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2020년 발발했던 오너 3세들간 경영권 다툼이 재현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2차 남매의 난'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조현범 회장이 절대적인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어 싸움 자체가 무의미하단 이유에서다. 작년 12월 말 기준 조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은 42.03%인 반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각각 18.93%, 0.81% 총 19.74%에 불과하다. 조 고문 자녀와 조 이사장 남편 등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을 다 더해도 20%를 넘기지 못한다.
조현범 회장 일가와 임원들이 보유한 지분율이 72.45%에 달하고 실제 유통되는 주식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분쟁 가능성이 희박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현식 고문과 조희경 이사장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단숨에 지분율을 높이거나, 백기사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5% 이상 주주는 오너일가와 4대 주주인 국민연금(6.32%)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의 개인 지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이미 내부적으로도 조 회장 측근들이 요직을 꿰차고 있어 조 회장 영향력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조현범 회장이 굳건한 지배력을 유지하더라도 기업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단 점이다. 국민연금만 해도 최근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 사법리스크 견제에 나선 상태다. 나아가 조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는다면 회사 역시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비판 뿐 아니라 사내이사가 경영 참여 의무를 다 하지 않는 리스크까지 떠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은 "오너 리스크는 ESG평가에서 악재로 작용하며, 이해 관계자들의 부정적 평가는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타이어그룹은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이 조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 중이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하지만 조현식 고문과 조희경 이사장이 부친을 상대로 성년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오너일가 사이의 대립이 본격화됐다. 1심 재판부는 2021년 4월 조 고문과 조 이사장이 신청한 성년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기각했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이이지만, 사실상 조 회장 승리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세정 기자 sjlee@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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