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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현대로템, PBR 7배 '압도적 존재감'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25-11-17
현대로템 'K2' 전차. (제공=현대로템)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가(19만5500원)를 반영해 계산한 현대로템 PBR은 7.49배를 기록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비율로 통상 PBR이 1배 이상이면 주가가 장부가치 대비 적정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간주된다.
현대로템 주가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실제 현재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214% 오른 상태다. 현대로템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주가가 12배 이상 폭등한 셈이다. 현대로템은 과거 철도 시장 내 저가 수주 경쟁이 심화한 여파로 2018년과 2019년 매해 2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내는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현대로템 PBR이 고평가 구간에 안착한 배경에는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시장 평가에 호재로 반영된 영향이 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현대로템 영업이익은 7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4566억원) 수준을 압도하는 수치다. 남은 4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을 세울 수 있을 전망이다. 매출액 역시 5조원을 무난히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로템 호실적은 방산이 견인하는 모습이다. 실제 올 3분기 누계 방산 부문 매출액은 2조35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 늘어 두드러지는 증가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방산 부문이 현대로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했다. 방산 부문은 2023년부터 폴란드 K2전차 수출을 본격화한 것을 계기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현대로템이 최근 방산 수출 물량 추가 수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고PBR' 흐름을 굳힌 분위기다. 현대로템은 지난 8월 폴란드 군비청과 9조원 규모의 K2 2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이라크·루마니아 등 K2 수출 지역이 다변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대로템의 PBR은 여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실제 그룹 맏형격인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 현대모비스 PBR이 1배를 하회하며 저평가 국면에 놓여 있어서다.
특히 현대로템이 현대차그룹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지목되는 경영권 승계 이슈와 연관도가 낮아 시장에서 몸값을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현대로템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지분율 33.77%·3685만2432주)로 정의선 회장 등 오너 일가 보유 지분이 없는 계열사다. 현대차그룹은 대기업 중 유일하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순환 출자고리를 형성한 탓에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디스카운트를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대로템은 올해부터 중장기 배당정책을 개시하며 밸류업 행보에 탄력을 붙일 방침이다. 2025~2026년 2개년도 기준 주당배당금(DPS)을 전년 대비 최소 10%·최대 50% 상향한다는 내용이 정책의 골자다. 현대로템의 경우 2023년 들어 경영 위기로 10년간 중단했던 배당을 정상화하며 주주환원 움직임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은 "현대로템의 경우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 관점에서 보면 저평가 요소가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며 "무엇보다 최근 들어 증권 시장이 풍부한 유동성을 띠는 데다 현대로템 경영실적 등이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쳐 주가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로템 경영실적. (그래픽=오현영 기자)
이솜이 기자 cotton@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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