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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그룹, 지주사 전환 남은 과제는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23-01-19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내달 10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사 신설을 골자로 하는 회사 분할 안건을 상정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3월 현대백화점그룹은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다. 구체적으로 현대백화점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를 신설하고, 존속법인인 현대백화점은 사업회사로 전환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존속법인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칭)와 신설법인인 현대그린푸드로 나눌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적분할을 택한 건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인적분할 시 기존 현대백화점의 자사주 비율(6.6%) 만큼 현대백화점홀딩스도 동일한 규모의 신주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이 해당 자사주를 현대백화점홀딩스에 넘기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인적분할과 동시에 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6.6% 갖게 된다.
임시주주총회가 끝나고 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자회사 지분보유 요건(30%)을 맞추기 위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17.1%)과 현대그린푸드 보유분(12.1%)을 현대백화점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현대백화점홀딩스가 보유하게 되는 현대백화점 지분이 35.8%에 달해 지분보유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현대그린푸드도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하게 되는 신설회사 지분이 10.6%에 달하는 만큼 지주사 요건을 따르기 위해 현물출자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만약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보유 지분을 홀로 전량 현물출자 할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 보유지분율은 34.3%로 종전보다 10.5%포인트 상승한다. 반대로 정몽근 명예회장 등 오너일가가 모두 출자에 나설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대한 정교선 부회장의 지분율은 31.6%로 줄지만, 정지선 회장 지분이 16.8%로 확대돼 경영권 방어가 더욱 견고해진다.
문제는 인적분할을 통한 자사주 마법에 나설 경우 두 기업 모두 주주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단 점이다. 이미 시장에선 현대백화점그룹의 분할 방식이 주주 이익에 반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자사주 교환 후 지배주주 의결권이 강화되고 소액주주 권한이 작아지는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인적분할 자체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향후 최대주주가 현물출자로 지주사 지배력을 확대할 경우 소액주주 입장에선 권리 희석 등 지분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주주가 자본적 기여 없이 지배력만 강화하려 나선다면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은 "주주 환원을 위해 기존 현대백화점과 별도로 현대백화점홀딩스의 배당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2021년 사업연도 총배당액인 240억원을 보장하고, 여기에 덧붙여 현대백화점홀딩스가 추가로 주주 환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binn@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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