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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지주사 전환 위한 몸값 찾기 나선 교보생명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26-07-13
(이미지=챗GPT)
교보생명보험이 세 번째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SBI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하며 비보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이 IPO를 통해 시장가치를 확보하고 향후 금융지주 체제 전환 기반을 다지려는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교보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그룹 기업가치 산정의 기준점인 교보생명의 증권시장 입성 없이는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IPO가 사실상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주요 국내 증권사로부터 상장 관련 의견서를 접수받고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의견서에는 교보생명의 적정 기업가치를 비롯해 상장 시기와 공모 구조, 투자 포인트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교보생명이 사실상 IPO 재추진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증권사 의견서 접수는 상장 주관사 선정에 앞서 진행되는 사전 작업으로 분류된다. IPO는 일반적으로 주관사 선정 이후 기업실사,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청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및 공모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교보생명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교보생명은 2018년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한 자본 확충 차원에서 IPO 추진 계획을 공식화하고 주관사단을 구성했다. 당시 보험부채 시가평가 체계 도입을 앞두고 선제적인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졌던 시기였다. 그러나 재무적투자자(FI)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상장 작업은 중단됐다.
당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FI들은 교보생명이 약정된 기간 내 상장을 완료하지 못했다며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이후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절차까지 이어지면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됐고, 이는 IPO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교보생명은 2021년 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재도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같았다. 한국거래소는 FI와의 분쟁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 안정성과 주주 간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우려했다. 결국 상장예비심사는 미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IPO 재추진 배경에는 FI 리스크 완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교보생명 FI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 지분 9.05%를 SBI그룹에 매각했고, 싱가포르투자청(GIC)도 보유 지분 4.5%를 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겼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IPO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꼽혔던 주요 FI들이 상당 부분 정리된 셈이다. 현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EQT파트너스가 각각 5.23%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대규모 분쟁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SBI그룹과의 관계를 강화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일부 FI와의 갈등이 정리된 직후 SBI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고 최근 자회사 편입까지 완료했다. 보험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저축은행을 확보한 것은 향후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SBI저축은행 인수 이후 IPO 추진이 이어지는 흐름을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 체제 전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계열사인 교보생명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금융지주 전환은 포괄적 주식교환 또는 주식이전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신설 지주는 계열사 주식을 확보하는 대신 기존 주주들에게 지주사 주식을 배정한다. 핵심은 주식교환 비율 산정이다.
교보생명이 상장사라면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기준으로 교환 비율을 산정할 수 있어 객관성을 확보하기 쉽다. 반면 비상장사 상태에서는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을 활용한 평가모형에 의존해야 해 평가 방식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소수주주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치 산정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IPO는 지배구조 개편뿐 아니라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조달 수단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SBI저축은행 인수 이후 교보생명이 증권·자산운용·캐피탈 등 추가 비보험 금융 계열사 확보에 나설 경우 상장에 따른 자금 조달 여력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환경 역시 과거보다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IFRS17(새 회계제도)과 지급여력(K-ICS·킥스) 제도가 시행된 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보험사 가치평가 기준이 점차 정착되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회계제도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컸지만 최근에는 보험사의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교보생명의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은 161.92%로 전년 동기(145.84%) 대비 16.0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IFRS17 체제 안착 이후에도 자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IPO 추진 과정의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본부장은 "교보생명 IPO는 금융 지주사 체제 재편을 뒷받침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와 연동되는 경영과제"라며 "교보생명의 상장은 기업가치 산정과 교보그룹 지분 재편 측면에서 중요한 발판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솜이 기자 cotton@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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