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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회장, 한국타이어그룹 지배력 '이상무'
2023-05-15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00억원대 개인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업계에선 조 회장 지배력에 미치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서 압도적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데다 과거 경영권을 놓고 대립했던 형, 누나와의 지분 격차도 2배 넘게 벌려놓았단 이유에서다. 조현범 회장이 구속된 지 3개월차에 접어들었지만 그의 빈자리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조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는 터라 안종선 대표이사 사장이 독립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어서다. 공동 대표이사 체제의 경우 대표 전원이 의사결정을 함께 해야 하는 만큼 경영상 제약이 적잖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2020년 발발했던 오너 3세들간 경영권 다툼이 재현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2차 남매의 난'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조현범 회장이 절대적인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어 싸움 자체가 무의미하단 이유에서다. 작년 12월 말 기준 조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은 42.03%인 반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각각 18.93%, 0.81% 총 19.74%에 불과하다. 조 고문 자녀와 조 이사장 남편 등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을 다 더해도 20%를 넘기지 못한다. 조현범 회장 일가와 임원들이 보유한 지분율이 72.45%에 달하고 실제 유통되는 주식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분쟁 가능성이 희박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현식 고문과 조희경 이사장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단숨에 지분율을 높이거나, 백기사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5% 이상 주주는 오너일가와 4대 주주인 국민연금(6.32%)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의 개인 지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이미 내부적으로도 조 회장 측근들이 요직을 꿰차고 있어 조 회장 영향력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조현범 회장이 굳건한 지배력을 유지하더라도 기업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단 점이다. 국민연금만 해도 최근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 사법리스크 견제에 나선 상태다. 나아가 조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는다면 회사 역시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비판 뿐 아니라 사내이사가 경영 참여 의무를 다 하지 않는 리스크까지 떠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은 "오너 리스크는 ESG평가에서 악재로 작용하며, 이해 관계자들의 부정적 평가는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타이어그룹은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이 조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 중이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하지만 조현식 고문과 조희경 이사장이 부친을 상대로 성년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오너일가 사이의 대립이 본격화됐다. 1심 재판부는 2021년 4월 조 고문과 조 이사장이 신청한 성년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기각했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이이지만, 사실상 조 회장 승리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세정 기자 sjlee@dealsite.co.kr https://dealsite.co.kr/articles/103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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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4세 주인 '우리'...9년새 가치 15배 폭등
2023-04-14삼양그룹 오너 4세들이 100% 현물출자해 설립한 부동산 임대회사 ㈜우리의 자산가치가 9년 사이 15배나 커졌다. 인근지역에 진천산수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서는 호재 덕을 톡톡히 봤다. 시장 일각에선 오너 4세들이 향후 ㈜우리의 지분·자산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으로 증여나 상속세 재원 마련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사인 ㈜우리는 2018년 삼양그룹 오너4세들이 토지와 건물을 현물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자본금은 112억원 규모다. ㈜우리는 이 자산을 바탕으로 비주거용 건물 임대 및 무인주자창 운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우리가 보유한 토지는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합목리에 소재하고 있으며 총 1336㎡ 규모다. 2013년 5월 ㈜우리의 현재 주주들이 창조종합건설로부터 매수했다. 건물이 들어선 시점은 2017년 3월 경으로 오너 4세들은 이 토지에 2채의 단층 건물을 세우며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우리의 현물 출자에 참여한 삼양그룹 오너4세는 총 10명이다. 대표적으로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김건호 삼양홀딩스 상무 겸 ㈜우리 대표(1983년생)는 지분 15%를 쥐고 있는 2대주주에 올라있다. 김량 삼양사 부회장의 장남인 김태호씨(1988년생)는 16.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장녀인 김민지씨(1986년생)도 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김윤 회장의 차남 김남호(1986년생, 10%), 장녀 김희원(1993년생, 5.9%)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의 장남 김주형(1997년생, 9.55%), 차남 김주성(2000년생, 9.55%) ▲김원 삼양사 부회장의 장녀 김남희(1989년생, 7.86%), 차녀 김주희(1993년생, 7.77%), 삼녀 김율희(1997년생, 9.37%)가 고루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오너일가의 가족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에선 ㈜우리의 지분을 쪼개 가진 오너 4세들이 향후 지분이나 자산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으로 부모세대로부터 증여받을 지분에 대한 세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이들이 토지를 매입한 2013년 당시만 해도 공시지가는 1㎡당 3만500원이였지만 2022년 4월29일 기준 46만3100원으로 15배 이상 뛰었다. 이를 고려하면 매입 9년 만에 52억원(4억원→62억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이는 2015년 이 토지 부근에 '진천산수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섰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토지는 아파트를 제외한 오피스텔·다세대주택·기숙사 등으로 4층 이하의 건물을 세울 수 있다"며 "토지 근처에 산업단지가 다수 생기면서 재개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가치를 높여 높은 가격에 매각하게 된다면 향후 부모세대로부터 증여받을 지분에 대한 세 부담도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도 "현재까지 ㈜우리의 규모로는 경영 승계에 이용될 것으로 단정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삼양그룹의 차기 후계자들이라 할 수 있는 오너4세들이 설립한 회사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회사를 키워 삼양홀딩스에 합병시키는 등의 전형적인 기업승계 과정을 거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 회사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2021년 매출액은 4억6900만원에 불과했고, 영업이익은 1억820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앞단 2년(2019~2020년)간에도 매출액은 각각 4억8000원, 4억7700만원이였으며 영업이익은 1억7700만원, 1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삼양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대주주 등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던 기존 부동산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라며 "이에 ㈜우리의 사업은 삼양그룹과 무관하며 거래 관계 역시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성민 기자 smpark@dealsite.co.kr https://dealsite.co.kr/articles/10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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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매부 한 지붕…살아나는 분쟁 불씨
2023-03-292001년부터 노랑풍선을 이끌어온 고재경·최명일 공동 회장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처남과 매부 관계인 두 사람이 2019년 맺은 3년짜리 주식공동보유 계약기간이 만료된 만큼 언제라도 특수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데다, 두 가문이 경쟁적으로 노랑풍선 주식을 매입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노랑풍선은 2019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영향으로 고재경 회장의 지분율은 21.82%로 낮아졌으며 ▲최명일 회장 16.60% ▲최명선 전무 8.39% ▲고정선 씨 7.76% ▲최명희 씨 7.75% 순이었다. 즉 고 회장이 노랑풍선의 실질적 창업주이자 개인 최대주주였지만, 최 회장 일가가 지분율을 40.51%까지 늘리면서 사실상 주도권을 빼앗은 셈이다. 당시 시장에선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상장 후 66%에 달하기 때문에 외부 세력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고재경 회장과 최명일 회장의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고, 3대주주(최명선 전무), 4대주주(고정선·최명희)가 최 회장과 친족이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고 회장과 최 회장은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2019년 공동목적보유확약을 맺었다. 확약서에는 '상장일로부터 3년간 보유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상호 공동 행사하고, 향후 지분을 매각할 때 상대방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노랑풍선이 제출한 상장신청서엔 '보호예수 및 공동목적보유확약 기간 종료 후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권 분쟁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명시해 가족 간 갈등을 봉합하진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대목은 두 가문이 경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왔단 점이다. 고재경 회장 가족들은 상장 직후인 2019년 8월부터 9월까지 노랑풍선 주식을 사 모았다. 고 회장 부인인 유민자 씨와 세 자녀인 미옥·미연·원석 씨는 약 2억5000원을 들여 1만5765주를 장내매수 해 지분율을 0.34%포인트 확대했다. 그러자 최명일 회장 일가도 2019년 11월부터 노랑풍선 주식을 매집하고 나섰고,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5월까지 주식 쇼핑이 이어졌다. 최 회장 자녀인 선호·성현 씨와 최명선 전무 부인인 곽정숙 씨와 두 자녀 영준·영재 씨, 최명희 씨 아들인 신진철 씨까지 총 2억6000만원(1만8156주)을 투입해 고 회장 측이 늘린 지분보다 0.04%포인트 더 많은 0.38%포인트를 추가했다. 시장에선 두 가문이 노랑풍선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되기 이전이었던 만큼 주가부양 차원보다는 경영 우위에 서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이 극성이던 2021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두 가문 모두 주식 매입을 중단했다가 엔데믹이 본격화 된 작년 9월부터 다시 매집에 나섰단 이유에서다. 실제 작년 연말 고 회장 측은 3만4285주, 최 회장 측은 2만3000주를 사들여 노랑풍선 지분율을 각각 13.34%, 25.29%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고재경 회장과 최명일 회장이 맺은 주식 공동보유 계약이 작년 1월 끝난 만큼 경영권 분쟁이 언제 발생해도 이상치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나아가 고 회장과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3월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는 여행업이 정상화되고 있는 시기이니 만큼 양측 모두 분란을 만들지 않고 있지만, 경영이 안정적 궤도에 올라서면 양측 모두 노랑풍선에 대한 지배력 니즈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높게 점쳐서다. 여행업 한 관계자는 "두 회장이 가족 관계인 만큼 업계에서 불화설이 돈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하지만 실질적 오너이자 창립자인 고재경 회장이 영업 쪽을 총괄하고 있는 반면, 인사·재무를 관장하는 최명일 회장이 곳간 열쇠를 쥐고 있어 견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고재경 회장과 최명일 회장의 관계가 좋지만, 자녀들의 승계 문제를 놓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명일 회장이 현재는 개인 최대주주인 고재경 회장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지만, 이 관계를 해제하는 절차가 어렵지 않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례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한진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각각 독자적으로 가족들과 협의 없이 특수관계를 종료한 바 있다. 두 가문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면 상대방 가문에 불리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단 얘기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은 "특정 지배주주가 절대적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 개연성이 있다"며 "두 회장의 경우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한다면 봉합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랑풍선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우려에 대해 "여행이라는 단일 업종으로 코스닥에 입성하기까지 두 회장의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 두 회장의 관계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세정 기자 sjlee@dealsite.co.kr https://dealsite.co.kr/articles/101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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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환 회장, 넥스트 스텝은?
2023-03-15[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하나투어 창업주인 박상환 회장(사진)이 보유 주식을 어떻게 활용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데믹 전환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로 해당 산업이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이 회사 최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예상보다 빨리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이에 박 회장이 하나투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만큼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재료로 활용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그의 자녀들이 현재 하나투어에서 근무하지 않고 있는 걸 고려하면 IMM PE 엑시트 때 박 회장도 함께 지분 정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하나투어의 주가가 올해 주당 7만2250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행업의 본격적인 회복세는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하고, 당분간 IMM PE가 엑시트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3월 20일 이 회사 주가는 10년 내 최저치인 2만6000원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10일 종가 6만900원으로 3만4900원(약 2.4배)이나 올랐다. 아울러 IMM PE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하나투어 지분을 사들였던 2020년 2월(주당 5만8000원)과 비교해도 2900원 올랐다. 이에 IMM PE가 하나투어의 엑시트 시점을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통상 사모펀드들이 5년 내 엑시트를 하는 데다, IMM PE가 최근 투자한 회사들의 성과가 좋지 않단 이유에서다. IMM PE가 투자한 한샘만 해도 지난해 2조원의 매출과 마이너스(-)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은 1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했다. 즉 추가 투자가 필요한 회사들이 즐비한 만큼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하나투어를 우선적으로 정리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박 회장이 보유 중인 하나투어 주식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가 해당 지분을 활용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고, IMM PE가 엑시트 할 때 공동 매각을 통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일단 박 회장이 승계 재료로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하나투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박 회장은 IMM PE와 협상할 당시 경영권 매각이 아닌 지분 투자를 요구한 바 있다. 아울러 현재는 회사를 떠났지만 IMM PE 입성 전까지 그의 두 자녀(박현경, 박민재)가 하나투어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던 만큼 환경만 조성되면 복귀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이에 IMM PE가 엑시트를 추진한다면, 박 회장이 해당 지분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IMM PE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1700억원 안팎이며, 주가가 오를 경우 회사 몸값은 더욱 오르게 된다. 대주주 지분에 얹어주는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딜 규모는 최소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박 회장의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니 만큼 재무적투자자(FI) 앞세워 딜에 나서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시장 한 관계자 "박상환 회장이 사모펀드 물량을 다시 받는 것은 상당한 자본적 부담이 수반되는 일이긴 하지만 그가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면 IMM PE 물량을 다시 떠올 가능성도 있다"며 "박 회장이 만약 IMM PE 지분 인수에 나선다면 제3의 세력이 우군으로 등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반대로 박 회장이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IMM PE와 함께 경영권을 매각한다면 웃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현재 지분 가치는 663억원 상당인데, 프리미엄을 더하면 최대 760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박 회장이 보유 주식을 2세에게 물려주더라도 세금을 제외하면 지분율이 4~5%대 수준에 불과, 절대적 우위를 가지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다. 박 회장의 장남인 민재 씨가 최근 주식을 처분한 것도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민재 씨는 지난해 9월 약 2600만원어치의 하나투어 주식을 팔았고, 잔여 주식은 504주에 불과하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은 "창업주가 사모펀드로부터 경영권을 되찾은 인수합병(M&A)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IMM PE의 엑시트 이후 상황을 예측하긴 힘들지만, 과거 박 회장이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았던 상황을 고려할 때 자본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투어의 최대주주는 16.68%의 지분을 보유한 IMM PE며, 6.53%를 가진 박상환 회장은 2대 주주다. 2019년까지만 해도 박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였으나, 코로나19로 불거진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단행한 1347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IMM PE가 참여하면서 지금과 같은 주주 구성이 만들어졌다. 이세정 기자 sjlee@dealsite.co.kr https://dealsite.co.kr/articles/10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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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최금락 고문 영입 속내는
2023-03-14SPC삼립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최금락 고문(사진)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지난해 벌어진 인명사고에 뭇매를 맞았던 까닭에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SPC삼립이 사업확장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대외적인 홍보부분의 자문을 얻기 위한 조치란 의견이다. 다만 일각에선 최 고문의 이력과 회사의 니즈를 고려하면 회사 임원이 더 적합하단 반응도 나오고 있다. SPC삼립은 오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최금락 법무법인 광장 고문 ▲제프리존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들은 3월말 임기가 만료 되는 채원호 교수, 한경수 변호사의 자리에 선임될 예정이다. SPC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제프리존스 변호사는 SPC삼립이 해외 진출을 준비하며 국제법 관련 자문을 받기 위해 위촉됐다"며 "SPC삼립의 빠른 성장에 따라 대외 홍보의 관련 자문이 필요했기에 최금락 고문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부부은 최 고문의 경력이다. 그동안 SPC삼립이 학계·재계·법조·회계 중심으로 사외이사를 등용한 데다, 관료 출신의 경우 관세청·노동청·식약처 등 사업과 밀접한 고위공무원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반면 최 고문은 1984년 MBC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1998년부터 SBS로 옮겨 2011년까지 ▲보도국 부장 ▲보도본부 본부장 ▲방송지원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특히 2011년 9월~2013년 2월에는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아울러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 힘 전신)에 입당하고 20대 총선에 양천갑에 출마했지만 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시장은 소비자들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제빵 제조업의 특성 때문에 정부 규제나 관리 감독에 원활히 대응하기 위해 SPC삼립이 최 고문을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SPC그룹의 경우 지난해 인명사고에 대한 미흡한 대체로 뭇매를 맞은 바 있어서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장은 "SPC그룹이 지난해 물의를 일으켰던 만큼 SPC삼립 역시 그룹 계열사로서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에 나서야 했기 때문에 최금락 고문을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주주의 입장에선 사업을 확장하고 이에 대해 브랜딩을 해야 할텐데, SBS와 청와대에서 근무 했던 경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사외이사는 독립성과 경영진을 감독 하는 역할이 최우선인데, 최 고문이 이 부분에서 사외이사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최 고문의 이력과 회사의 니즈를 반영하려면 되레 회사 임원으로 모셔왔어야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선 SPC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임 사외이사의 임기만료에 따라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 했을 뿐이며 시기가 공교롭게 맞아 떨어진 것"이라며 "최금란 고문은 SPC삼립이 대외 홍보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dealsite.co.kr https://dealsite.co.kr/articles/1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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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제안 주총안건 상정 봇물…상장사 50곳 내외로 늘어날 듯
2023-02-26최근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들의 주주 권리 행사가 활발해지면서, 주주제안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증시에선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상장사 수는 올해 50곳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소송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사례도 늘어 다음 달 정기 주총 시즌에 주주 활동과 상장사의 대응 움직임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 주주제안 주총 안건 상정 봇물…올해 늘어날 듯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주주제안을 정기와 임시 주총 안건으로 올린 상장사는 24일 기준 17곳으로 집계됐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와 ES큐브, 휴마시스, 유니켐, 디씨엠, 어반리튬, 한진칼, 디엔에이링크, 사조산업, 광주신세계, 지더블유바이텍, 대원강업, 국보디자인, 전방, KB금융, 하이록코리아, 한국경제TV 등이다. 주주제안은 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이사·감사 선임이나 해임 등이다. SM의 다음 달 31일 정기 주총 안건 중에는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등 주주제안이 다수 포함됐다. 광주신세계는 다음 달 22일 정기 주총에 주주가 제안한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올렸다. 사조산업도 다음 달 23일 정기 주총에 주주가 제안한 배당과 액면분할 안건을 상정했다. 시장에선 '주주제안'을 다음 달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리는 상장사 수는 작년 27개사에서 올해 50개사 안팎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임시 주총을 포함하면 100곳 내외까지 증가할 수도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작년에 정기와 임시 주총 때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기업과 안건 수가 각각 41개사와 100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부본부장은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와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주제안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소액주주 모임과 행동주의펀드가 관심을 보이는 상장사 수만 수십 개에 이른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관계자는 "우리와 연계해 활동하는 주주 모임은 10∼20개 수준"이라며 "일부 모임은 사조산업, 알테오젠, 오스코텍, DB하이텍, 이수화학 등에 주주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주식농부'로 알려진 큰손 주주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도 농심홀딩스 등 12개 상장사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제안했다. 행동주의 펀드로 분류되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003240]과 BYC[001460]에 배당성향 제고 등을 주주 제안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도 KISCO홀딩스[001940]에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3월 정기 주총 때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올리는 상장사 수는 작년보다 5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총 안건상정 가처분 등 법적대응도…일각서는 형사 고소전 그러나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일부 주주는 다음 달 정기 주총 시즌을 앞두고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측 사모펀드들은 KT&G를 상대로 자신들이 제안한 분할계획서 승인과 이사 선임 등을 정기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며 법원에 의안 상정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국철강 소액주주들도 지난 23일 회사를 상대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반면 한국철강은 "자사주 소각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라며 안건 상정을 거절했다. 한국철강 소액주주모임 대표 손 모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회사가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닌데 대주주와 소액주주에 공평하게 이익을 분배하지 않으니 장기투자한 주주들로서는 참을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손씨는 "소액주주표를 최대한 끌어모아 '3%룰'(상법에서 감사 선임 시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제도)이 있는 감사위원 선임 안건 표 대결에서 이기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회사와 주주 간 다툼이 심화해 서로를 향한 형사 고소전으로 번진 경우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헬릭스미스는 최근 소액주주 추천으로 선임된 사내이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소액주주 비대위 측 위임장 작성 권유인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소액주주 비대위는 "주주들을 상대로 한 사측의 고소·고발은 전부 무고죄로 맞대응하겠다"고 맞섰다. ◇ 주주와 사측 격돌 예고…3월 정기주총 시즌 '분수령' 이처럼 주주 활동과 사측의 대응 움직임은 다음 달 정기 주총 시즌에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주주들은 통상 주총이 열리기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해야 한다. 상장사들은 주총 소집 결의와 통지·공고, 배당 결정을 주총 개최 2주 전까지 알려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은 주총 소집 결의 공시를 통해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은 주주의 다양한 의견이 기업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자본시장 신뢰가 쌓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주제안이 합리적인지를 판단하는 주주 역할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합리적인 주주제안이 반영되면 기업과 주주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https://www.yna.co.kr/view/AKR20230223152100002?input=1195m